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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좋은 선택 : 결핍과 불균형, 바꿀 수 있다 (커버이미지)
    [사회]더 좋은 선택 : 결핍과 불균형, 바꿀 수 있다
    • 마야 괴펠 지음, 김희상 옮김
    • 나무생각
    • 2024-02-19

    기후변화, 자원고갈, 생물다양성 감소, 사회 불균형…성장과 편리함에 가려진 지구 시스템의 심각한 위기!지구는 우리의 욕구를 더 이상 채워줄 수 없다.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경제학자마야 괴펠이 제안하는 미래 문해력!“우리는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 2022 독일 슈피겔 베스트셀러 선정 도서“마야 괴펠은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한 명이다.” _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2019 애덤스미스상, BAUM의 환경 및 지속가능성상 수상2021 에리히프롬상, 테오도르호이스상, 막스플랑크협회 과학커뮤니케이션상 수상점점 앞당겨지는 티핑포인트! 기회가 될 것인가, 위기가 될 것인가인류는 지금 엄청난 변화를 앞두고 있다.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도 높지만, 반대로 우려 섞인 목소리도 크다. 환경, 경제, 정치, 사회, 기술에서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시스템들이 무너지고,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생태계 파괴까지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불어닥칠 것이란 과학적 진단도 쏟아진다. 우리가 사는 방식도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풍족함은 사라지고 예상치 못한 쇠락과 빈곤을 겪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어그러져 파국으로 치닫기 전, 우리는 환경과 경제와 정치와 기술을 근본부터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 고치고 해결하고 새롭게 재정비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이런 도전을 건설적으로 감당하기 위한 나침반과 창의성과 용기를 우리는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독일의 저명한 정치경제학자 마야 괴펠 박사는 이 책에서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위기가 분명하지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중요한 것은 책임과 협력의 가치를 되새기고, 새로운 목표에 맞춰 사회 구조를 재설정한 뒤 단계적으로 꾸준히 실천하는 자세다. 이런 성찰의 자세는 예측과 관리 및 통제의 한계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줄 뿐만 아니라, 모든 걸 만들 수 있다는 망상에서 깨어나 겸손함을 배우고, 함께 진화하는 길을 모색하며, 분열을 이겨내고, 조화를 이루게 할 것이다. 이에 마야 괴펠은 변화의 물꼬를 어떻게 돌릴 것인지 단계적으로 설명하고, 그 실천 주체인 우리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한다.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고, 모두를 위한 바람직한 미래를 꾸려갈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모든 것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많은 사람들이 불안한 현재 상황에서 위협만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는 신호도 읽어낸다. 하지만 이 출발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 진단하기란 오늘날처럼 전 세계적으로 촘촘하게 얽힌 사회에서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에 이르는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를 놓고 다양한 입장이 서로 충돌한다. 기술이 모든 걸 해결해 줄 거라는 낙관론과 당장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경고, 시장에 모든 걸 맡겨야 한다는 주장과 국가가 해결사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들은 서로 충돌하기만 할 뿐이다. 미래가 막막하고 불투명하게 보이는 탓에 우리는 이런 충돌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모르고, 방관하거나 외면하고, 현상 유지를 고집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우리의 선택은 우리가 사는 사회에, 그리고 미래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말한다. 아울러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세계로의 전환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작은 행보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확언한다. 영웅은 일론 머스크도, 빌 게이츠도 아니다. 당신은 오늘 당장 거울 속에서 그 영웅을 만날 것이다. 필요한 것은 명확한 방향 설정과 확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열정이다. 새로운 출발, 거대한 전환이라고 해서 아주 거창할 필요는 없다. 몇 가지 작은 것부터 행동에 옮겨보자. 우리는 얼마든지 다르게 행동하고, 일하고, 살아갈 수 있다.미래 문해력이 필요하다: 미리 준비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다우리 사회는 미래 예측보다는 당장의 문제가 시급하다. 미래 환경이나 기후보다는 당장의 경제적 가치가 우선순위다. 그러나 솔직히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불안감도 무시할 수 없다.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느냐에 따라 시나리오는 각기 다른 미래를 그려 보인다. 기술 혁신만을 목표로 설정한 시나리오도 있을 테고, 지구와 생태계의 균형을 우선한 시나리오도 있을 것이다. 때로는 경제적 이익이나 교통, 인구 문제 같은 당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나리오가 우리의 눈을 현혹하기도 한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각각의 시나리오가 오늘과 내일을 이어줄 길을 모색한다는 사실이다.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든 미래 예측은 필요하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려냄으로써 우리의 시야가 확장되고 위기에 활용할 여러 가지 대안을 찾을 수도 있다. 어떤 대안이 현실적이고 긍정적인지 묻는 활발한 토론은 문제와 오류가 불거지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해 준다. 어느 시나리오가 들어맞을지, 어긋난다면 어떤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한 것인지 하는 질문의 답은 운명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미리 준비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다. 그래서 현대인에게는 미래 문해력이 필수적이다.“미래 문해력을 갖춘 사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왜, 그리고 어떻게 현재로 끌어와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다.”유네스코 미래예측분과 위원장인 리엘 밀러(Riel Miller)의 말이다. 그런 차원에서 마야 괴펠 박사의 미래 문해력은 탁월하면서도 낙관적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실천 방안을 함께 제안한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상상하고 만들어낼 수 있다. 미래를 향한 우리의 창은 그 어느 때보다 활짝 열려 있다.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이제는 개인과 사회 전체가 스스로를 다시 생각하고 꿈꾸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우리는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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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를 바꾸는 새 - 새의 선물을 도시에 들이는 법 (커버이미지)
    [사회]도시를 바꾸는 새 - 새의 선물을 도시에 들이는 법
    • 티모시 비틀리 지음, 김숲 옮김
    • 원더박스
    • 2024-02-19

    “새는 도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점검하도록 하며나아가 도시를 아름답게 변모시키고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줍니다.”★★ 국립생태원 김영준 동물관리연구실장 추천 ★★ 새가 있으면 뭐가 좋은데?새가 주는 놀라운 선물‘새’ 하면 최근에는 도시 속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비둘기를 먼저 떠올리지만, 하늘을 나는 새는 오래도록 경이의 대상이었다(심지어 비둘기의 유해성 역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새의 깃털을 밀랍으로 붙여 날개를 만들어 하늘로 날아오른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 이야기부터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퍼시 비시 셸리의 「종달새에게」, 현대 작가 메리 올리버의 『기러기』까지, 사람들은 새의 아름다움을 오랜 기간 노래해 왔다. 도시 계획 전문가이자 어린 시절부터 탐조 활동을 즐겨 온 탐조가인 저자 티모시 비틀리는 새와 함께 도시에서 살아가는 것의 이점을 이야기하는 중간중간 새를 향해 찬사를 보내곤 한다. 그는 물리 법칙을 무시하듯 나무를 거꾸로 걸어 올라가는 동고비, 두 눈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비행 기술을 보여 주는 콘도르, 하늘을 날며 잠을 자는 검은등칼새, 도구를 이용하는 영리한 까마귀 등 놀라움으로 가득한 새의 세계를 소개하며, 새를 가리켜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체’라고 칭송한다. 날개 달린 마법 같은 이 생명체는 우리의 생각을 확장하고 고양시키며 정신 건강에도 이롭다. 누구나 한 번쯤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얼마간 마음이 평안해진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나무가 우거지고 새소리가 들리는 곳에 사는 사람은 우울감과 긴장감을 나타내는 지표가 매우 낮다고 한다. 버드피더(새 모이대)를 설치하고 새를 관찰하는 버드피딩을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안정감이 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세계 여러 도시에서 탐조 활동을 비롯한 에코 투어의 규모가 커지면서 엄청난 수입으로 세수를 확보하고 고용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새는 꽃가루받이를 하고 씨앗을 퍼트리며 양분을 순환시키는 등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하루 수십만, 한 해 수억 마리,인간의 무지 때문에 생명을 잃는 새의 수하지만 도시에 사는 새는 건물을 뒤덮은 유리창, 빛 공해, 자동차, 기후 변화,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같은 온갖 위험에 처해 있다. 그 가운데 최근 부각되고 있는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를 살펴보자. 유리창에 부딪혀 죽는 새의 수는 미국에서만 10억 마리, 우리나라에서는 800만 마리에 달한다. 이를 두고 미국 건축가협회장을 지낸 칼 엘레판테는 ‘건물을 디자인할 때 그 누구도 새를 더 많이 죽여야겠다고 생각하며 디자인하지 않지만, 우리가 만든 건물 때문에 매년 수백만 마리의 새가 생명을 잃는다’고 이야기하며 ‘이 모든 게 인간의 무지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한다.계절에 따라 이주하는 철새의 상황 역시 좋지 않다. 하늘 위에서 땅을 내려다보면 쉴 만한 장소는 거의 보이지 않고, 도로나 건물 혹은 피해야 할 송전선만 눈에 띈다. 게다가 지난해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머물렀던 해안 습지나 도시 교외의 숲이 이제는 없을 수도 있다.다행히 우리의 노력으로 새를 살릴 수 있다. 유리창에 무늬를 넣거나 유리 외벽에 낙하산 줄을 매달아 두면 새들의 유리창 충돌 문제를 막을 수 있다. 무늬를 넣어 새에게 안전한 유리창은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절감해 기후 위기를 막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도시를 더욱 푸르게,더욱 다채롭게,공생의 장으로!지속 가능한 도시 계획 전문가인 저자 티모시 비틀리는 “인간을 포함해 모든 생명체가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도시를 자연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며 ‘새를 위한 도시’가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보여 준다.새와 새의 서식지를 지키는 활동은 탄소 배출 저감, 기후 변화 완화 등 다양한 방면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새를 사랑하는 마음을 품으면,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이 새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소비 행태를 바로잡는 노력을 하게 된다. 도시 속 공원과 정원에 새들이 좋아하는 자생종 나무를 심어 종 다양성 측면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세계 여러 도시에서 이러한 노력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코뿔새를 보전하기 위해 싱가포르의 고층 빌딩은 수직 숲이 되었고,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는 토종 새를 위한 2.5제곱킬로미터 넓이의 야생 보호구역이 조성되었다. 급수 시설이 있던 런던의 공업용지는 새들이 날아드는 람사르 습지로, 가동을 멈춘 토론토의 벽돌 공장은 새와 사람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공원으로 변모했으며, 뉴욕과 밴쿠버의 거대한 컨벤션센터 옥상은 친환경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이처럼 도시를 설계하고 디자인할 때 새를 고려한다면 자연이 도시로 들어오게 된다.“새들이 도시에 오는 이유는 도시가 탄생하기 전에도 왔기 때문이에요.”자연과의 공생을 고민하는 도시생활자를 위한 안내서새 보전 활동을 펼치는 오듀본 협회의 짐 보너는 “새들이 도시에 오는 이유는 도시가 탄생하기 전에도 왔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우리 인간이 길을 닦고 건물을 올려 도시를 건설하기 이전부터 새들이 터를 잡고 살아왔음을 의미한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는 오늘날(한국도 인구의 90퍼센트 이상이 도시에 거주한다), 우리는 도시를 인간만의 것이 아닌 다양한 생명 종과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새롭게 바라보아야 한다.여섯 번째 대멸종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기후 위기 시대, 새의 서식지를 보전하고, 새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자생종 나무를 심어 정원과 공원을 조성하고, 새에게 안전한 건물을 짓는 ‘새를 위한 도시’는 다양한 생명체와 함께 공존하는 도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여러 사례는 도시를 설계하고 디자인할 때 영감이 되어 주는 것은 물론 도시에 살고 있는 다양한 생명체와 함께 살아가는 올바르고 참신한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새는 자연을 색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새는 제한적인 감각으로 이루어진 우리 인간의 세계와 그 너머에 있는 자연을 이어 주는 사절단이다. 우리는 자연 속 생명 공동체의 일부다. 새는 우리를 자연의 세계로 이끌며 힘차게 손짓하고 있다.”자, 이제 새의 선물을 도시에 들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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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봄이 돌보는 세계 - 취약함을 가능성으로, 공존을 향한 새로운 질서 (커버이미지)
    [사회]돌봄이 돌보는 세계 - 취약함을 가능성으로, 공존을 향한 새로운 질서
    • 김창엽 외 지음, 다른몸들 기획
    • 동아시아
    • 2024-02-19

    경쟁에서 연대로, 독립에서 의존으로, 성장에서 돌봄으로!한국 사회를 전환할 새로운 물결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Margaret Mead)는 인류의 문명화 또는 시민됨(civilization)의 첫 번째 증거로 1만 5,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부러졌다 다시 붙은 대퇴’를 꼽았다고 한다. 그 시기 부러진 대퇴골이 다시 붙었다는 사실은 뼈가 부러진 사람이 회복될 때까지 돌봐준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흔히 이를 근거로, 누군가를 보살피는 것에서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 연구팀이 75년간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을 정말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요인은 가족과 친구를 비롯한 공동체와의 ‘연결’이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돌봄과 상호의존이 부와 명성보다도 삶을 지속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요컨대 인간은 돌봄 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성장 및 개발 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돌봄은 일찍이 생산성이 없고 가치 없는 행위로 저평가되었고, 특히 ‘여성성’과 결부되어 집 안에서 여자들이 도맡아야 할 성역할로 축소되었다. 이후 국가가 돌봄을 일정 정도 책임지는 돌봄의 사회화가 진행되었지만, 그마저도 저임금 노동이 되어 시장에 내맡겨져 왔다.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빵과 장미〉에는 “청소 유니폼의 비밀이 뭔지 알아? 우리를 투명인간으로 만들어 준다는 거야”라는 대사와 함께 샐러리맨들이 청소 노동자들을 무심하게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존중받지 못하고 투명하게 지워지는 다양한 돌봄 노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이후, 한국에서도 돌봄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코호트격리 중심의 방역대책으로 인해 돌봄이 필요한 중증 장애인과 환자들은 시설에 격리된 채 감염을 넘어 생존권을 위협받았고, 어린이집과 노인주간보호소가 연달아 폐쇄되며 수많은 시민이 일상의 재난을 경험했다. 의료진을 비롯한 돌봄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또한 조명되며, 그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하지만 한국여성민우회의 조사(2020년 2월부터 8월까지 16개 주요 언론사의 기사에 코로나 단일 단어 언급 기사는 7만 8,667건이었으나, 그중 돌봄 위기를 심층 분석 대상으로 삼은 기사는 1.05%에 불과했다)가 말해주듯, 이러한 문제들은 간헐적으로 기사화됐을 뿐, 돌봄의 가치를 성찰하는 사회적 담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돌봄이 돌보는 세계』는 지금까지 분절적으로 등장했던 돌봄을 둘러싼 문제들을 연결하여 돌봄에 얽힌 다층적인 현실을 읽어내고자 하는 시도다. 사회학자, 보건학자, 여성학자, 문화인류학자, 노동 운동 활동가, 장애인 운동 활동가, 질병권 운동 활동가, 동료상담가, 질병 당사자가 모여 각자의 주제에서 돌봄이 취급되어 온 방식과 경로를 검토하고, 돌봄에 새겨진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조명한다. 자본·성장·경쟁 중심 사회가 초래한 팬데믹과 기후 위기의 시대,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새로운 사회적·정치적 패러다임으로서 ‘돌봄’의 가능성과 가치를 선명하게 그려나간다.시설과 서비스를 넘어, 가치와 질서를 향하여“돌봄은 혁명이 되어야 한다” 책에서 말하는 돌봄은 ‘사회 서비스’의 개념을 넘어선다. 집 안에서 ‘고통’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돌봄을 사회가 ‘처리’해 주는 대안 모색이 핵심도 아니다. (…)우리는 묻고 싶었다. 돌봄이 다른 질서를 상상하고 사회적 전환을 이끌어 내는 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여는 글 중에서 책은 제도와 복지의 관점에서 돌봄을 다루기 시작해, 가치와 관념으로서의 돌봄으로 확장한다. 책의 초반부는 ‘몸’의 돌봄을 다룬다. 염윤선과 박목우의 글은 질병 당사자로서의 경험을 경유해 장애등급제와 정신의학 시스템의 한계를 짚는다. 장애인 운동 활동가 전근배의 글은 자가격리 및 코호트격리로 대표되는 ‘K-방역’이 장애인 돌봄에 실패한 이유를 밝히고, 조한진희의 글은 특정한 ‘의존’만이 쓸모없는 행위로 여겨지고 약자화되는 배경을 살핀다. 아픈 몸과 장애를 중심으로 돌봄을 사유하는 네 개의 글은, 의존과 돌봄 안에도 치열한 권력관계가 작용하기에 오랫동안 돌봄을 받아 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돌봄’에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책의 중반부는 제도(노동, 교육, 의료)로서의 돌봄을 다룬다. 대표적 돌봄 노동자인 요양보호사를 중심으로 돌봄 노동자들이 처한 노동조건을 세세하게 살펴보며 그 개선방향을 진단하는 한편, 아이와 환자를 보살피고 돌보는 일과 분리될 수 없는 교육과 의료 안에서 어떻게 돌봄이 저평가되고 자본화되었는지를 역사적으로 추적해 간다. 후반부는 인간의 삶을 유지하는 중대한 가치이자 사회 질서로서의 돌봄을 조명한다. 여성학자 정희진의 글은 ‘보살핌 윤리’를 중심으로, 독립과 자율성, 모성의 개념을 검토하며 보살핌의 가치를 젠더를 넘어선 인간의 조건으로 확장한다. 사회학자 백영경의 글은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탈성장’ 개념이 돌봄 문제와 만나는 지점을 탐색하며, 성장·기후·식민의 문제를 사유하는 하나의 장(場)으로서 돌봄을 조명한다.국가를 넘어 지구를 가로지르는 돌봄의 연대!모두의 좋은 삶을 위한 ‘돌봄이 돌보는 세계’ 그간 돌봄은 ‘여성적’인 일로 여겨지며 여성 노동자에게 저임금으로 외주화되었다는 점에서, 주로 젠더적인 관점에서 성찰되어 왔다. 문화인류학자 김현미의 글은 돌봄의 여성화 문제를 지구의 차원으로 확대하여, 돌봄 노동자들의 전 지구적 이주 속 인종·계급 불평등을 탐색한다. 최근 40년간 북반구 국가 및 제1세계는 부족한 돌봄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반구 혹은 제3세계 노동자를 ‘수입’하고 있다. 오랜 기간 재중동포를 비롯한 이주민이 간병과 돌봄 노동을 도맡아 온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김현미는 “돌봄 노동을 ‘여성’의 일로 간주하는 가부장적 각본은 새로운 형태의 성차별주의-인종주의를 낳는다”고 설명한다.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내하며 외국으로 이주한 여성 노동자는 성차별적이고 오리엔탈리즘적인 이미지로 착취되며 또다시 차별과 폭력에 노출된다. 김현미는 전 지구적 소득 불평등의 증가가 이주하는 여성 돌봄 노동자를 “글로벌 하인 계층”으로 전락시키며 새로운 계급 분화를 만들어 냈다고 설명한다. 한국인 여성들을 돌봄 노동에서 해방하고 사회로 진출하게끔 돕는다는 돌봄 노동의 외주화 정책에는 여전히 돌봄 노동을 ‘어딘가의 여성’에게 전가하는 시각이 남아 있다. 김현미의 글은 돌봄 불평등 문제를 인종과 계급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그 자격과 권리를 다시 물으며 돌봄 정의를 세운다. 돌봄이 어떤 가치보다 우선시되는 사회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안숙영의 글은 독일에서 활발하게 논의 중인 ‘돌봄 혁명’(한 사회의 무게중심을 이윤의 극대화가 아니라 인간의 필요와 돌봄으로 옮기고자 하는 논의)의 핵심 쟁점들을 소개하며, 이윤을 위한 삶이 아닌, ‘좋은 삶’으로 전환해 가는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돌봄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돌봄을 모든 시민들과 평등하게 나누어 가기 위해서는 경제의 중심에 재생산이 자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돌봄이 돌보는 세계』에는 이렇듯 한 사회를 넘어 전 세계에 돌봄의 가치를 회복하고, 인종과 계급, 젠더를 초월해 모든 시민에게 돌봄의 권리를 분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상상력이 담겨 있다. 기후위기와 체제 전환이라는 숙제 앞에 놓인 한국 사회가 찾을 수 있는 최선의 대안, 모든 시민을 행복하게 만들 유일한 희망이 ‘돌봄이 돌보는 세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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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행, 국민과 함께 걷다 (커버이미지)
    [사회]동행, 국민과 함께 걷다
    • 국민권익위원회 엮음
    • 국민권익위원회
    •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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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교육 트렌드 리포트 2024 - 대한민국 디지털 교육혁신 원년, 10대 키워드 분석과 2024 전망 (커버이미지)
    [사회]디지털 교육 트렌드 리포트 2024 - 대한민국 디지털 교육혁신 원년, 10대 키워드 분석과 2024 전망
    • 박기현 외 지음
    • 테크빌교육
    • 2024-02-19

    디지털 교육혁신 원년, 지금 대한민국 교육자들이 꼭 갖춰야 하는 디지털 교육 문해력 기본서교육부는 2023년을 디지털 교육혁신 원년으로 선언했다. 이제 모든 교육자들에게는 디지털 교육 문해력이 필수다. 이에 국내 최고 전문가 13인이 뜻을 모아 교육자를 위한 한 권의 책을 냈다. 이 책은 현재 디지털 교육과 관련된 모든 담론과 키워드, 관련 지식을 빠짐없이 다루고자 한 책으로, 디지털 교육 10개 키워드에 대한 전문가의 정확한 설명, 전문적 분석과 진단,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모두 만날 수 있는 명강의 모읍집이자 디지털 교육혁신 해설서 겸 전망서다. 지금 대한민국 교육자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쟁점을 빠짐없이 담은 책이 책의 1장에서는 데이터, 1인 1디바이스,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교육환경 인프라 구축 등 에듀테크의 주요 요소와 요소 간 관계를 쉽고 정확하게 설명함으로써 디지털 교육 이슈를 바라보는 관점의 틀을 제공하고 이 에듀테크 프레임으로 ‘AI 디지털 교과서’ 이슈를 해설했다. 에듀테크 프레임을 통해 독자는 앞으로 새로운 디지털 교육 이슈가 등장하더라도 이를 혼란 없이 정확하게 간파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확실한 기본 관점을 가질 수 있다.2장은 디지털 교육 3대 주제에 관한 10대 핵심 키워드를 제시한 뒤 각 키워드별 설명과 한국 교육 현재 진단, 미래 전망을 국내 최고 전문가 13인이 풀어 썼다. 3대 주제는 교육 디지털화의 지향점, 디지털 교육의 내용과 방법, 디지털 교육 환경의 구축이고 10대 키워드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개인별 맞춤형 교육, 데이터 표준, 디지털 교육 내용(디지털 리터러시), SW·AI 교육, 디지털 교육 방법, 생성형 인공지능(챗GPT), 교육환경 인프라 구축, 학교 공간의 확장(메타버스), 새로운 교사상 학교상 등이다.3장에서는 매년 개최되는 초대형 해외 에듀테크 박람회 ISTE(미국)과 Bett show(영국)를 소개하였는데 두 교육 박람회의 역사적, 국가적, 정책적 배경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고 가장 최근에 열린 박람회 현황을 소개한 뒤 우리 교육에의 시사점까지 정리해 제공한다. 해외 에듀테크 박람회를 제대로 관람하고 우리 것으로 소화시킬 수 있도록 해 주는 깊이 있는 관점이 제시되어 있다. 4장에는 디지털 교육혁신이 당장 우리 교육 현장에서 어떤 모습과 속도로 구현되어 갈 것인지를 짐작해 볼 수 있도록 5개 시·도 교육감님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뒤 문답을 정리한 글이 수록되어 있다. 책 속의 QR을 통해 인터뷰 풀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디지털 교육 트렌드의 가치세상에 무수히 많은 트렌드가 생겨나고 사라지지만 교육 트렌드만큼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사회를 변화시킨다. 학습자의 삶을 매개로 미래사회에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금의 디지털 교육 트렌드가 이 책에 정리되어 있지만 내년, 후년의 트렌드는 지금 교육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디지털 교육혁신 원년, 지금 교육자들의 선택이 미래사회를 만든다.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면 개인별 맞춤형 교육이라는 해가 아직 뜨지 않은 지금이 교육자들에게는 가장 어둡게 느껴질 수 있다. 혼란 속에서 디지털 교육의 기반을 구축하는 작업을 당장 시작해야만 하는 교육자들에게는 용기와, 믿음직한 길잡이가 필요하다. 지식과 논점과 인사이트를 모두 담은 이 책은 교육적 디지털 교육혁신을 원하는 교육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쓸 만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기획위원 김수환 교수는 본 도서의 머리말을 다음과 같은 표현으로 시작했다. “교육의 본질을 흔들림 없이 가리키는 디지털 교육 나침반을 찾는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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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라하면 완성되는 인공지능 활용수업 - 교실에서 바로 쓰는 초등 전 과목 AI 융합 교육 가이드북, 챗GPT 활용 인공지능 윤리 수업사례 제공 (커버이미지)
    [사회]따라하면 완성되는 인공지능 활용수업 - 교실에서 바로 쓰는 초등 전 과목 AI 융합 교육 가이드북, 챗GPT 활용 인공지능 윤리 수업사례 제공
    • 이준록 외 지음
    • 테크빌교육
    • 2024-02-19

    인공지능 활용수업을 준비하는 교사를 위한그대로 따라해 보는 디지털 수업 안내서인공지능 수업은 모두가 처음이에요. 그러니까 최대한 어렵지 않게 시작해 보아요! 이 책은 이론과 실제에 강한 현장 교사 9인이 머리를 맞대고 쓴 인공지능 활용수업 실전 입문서입니다.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디지털 교실을 이제 나도 해 보자!’ 생각하고 있는 교사들이 걱정 없이 믿고 따라가 볼 만한 나침반 같은 가이드북입니다. 선생님들이 손쉽게 인공지능 활용수업을 시작해 볼 수 있도록 본 도서의 저자진은 최대한 재밌는 수업 활동을 담은 수업사례들을 개발하고 이를 쉽고 자세하게 안내하는 데 초점을 맞췄거든요. 게다가 수업에서 바로 열어 활용할 수 있는 PPT와 활동지도 추가로 제공해 드립니다. 이 책을 따라서 국수사과음미체, 도덕, 실과, 영어 전 과목 수업에서 인공지능 융합 수업을 아주 손쉽게 진행해 보세요!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 플랫폼 활용!초등 전 과목 융합수업 실전 솔루션3~6학년 아이들은 해마다 인지 발달이 크게 달라져요. 그에 따라 교육 과정도 학년마다 차이가 꽤 있지요. 이 책은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 플랫폼 들을 아이들의 인지발달 수준에 알맞게 구분해 배치하고, 전 교과의 주요 주제와 성취완기준에 맞춘 재밌는 활동들을 구안해 수업사례로 만들어 제시했어요. 요즘 가장 핫한 인공지능인 생성형 AI(챗GPT)를 활용한 인공지능 윤리 수업사례도 부록에 실려 있어요. 인공지능 활용 수업을 시작해 보고자 하는 모든 선생님뿐만 아니라 미래교육,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는 모든 학생들이 너무너무 쉽고 재미 있고 신나게 수업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길잡이책으로 활용해 보세요. 책 앞날개 QR로 PPT와 활동지도 간단히 다운로드해 활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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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일터, 쿠팡을 해지합니다 - 쿠팡에서 사람이 죽었다 (커버이미지)
    [사회]마지막 일터, 쿠팡을 해지합니다 - 쿠팡에서 사람이 죽었다
    • 박미숙 외 지음
    • 민중의소리
    • 2024-02-19

    쿠팡화된 소비패턴, 쿠팡 당해버린 야간 유통물류 서비스노동자의 삶을 다시 회복할 때이다.2020년 10월 쿠팡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던 28살 장덕준 씨가 사망했다. 사망원인은 과중한 업무로 인한 심근경색이었다. 그는 주당 평균 58시간, 사망 직전엔 62시간 일했다. 그의 죽음은 로켓배송, 새벽배송 등으로 유명한 쿠팡의 실상을 전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미국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55조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은 쿠팡의 이면에는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었다. 쿠팡 노동자들은 여전히 산재와 과로사 위협에 노출돼 있다. 『마지막 일터, 쿠팡을 해지합니다』는 쿠팡의 피해실태를 중심으로 서비스산업 전반에 고착화된 노동착취와 고강도 야간노동의 문제를 공론화하는 저작이다. 이 책은 작업환경과 노동환경 개선, 법제도적 규제방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는데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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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화로 알아보는 지방분권 이야기 (커버이미지)
    [사회]만화로 알아보는 지방분권 이야기
    • 강원도청 외 지음
    • 소프트하우스
    •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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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맘카페라는 세계 - 엄마들이 모인 공간은 정녕 '마녀들의 소굴'인가 (커버이미지)
    [사회]맘카페라는 세계 - 엄마들이 모인 공간은 정녕 '마녀들의 소굴'인가
    • 정지섭 지음
    • 사이드웨이
    • 2024-02-19

    “한국 사회를 이해하려면 맘카페를 보라”― 최성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엄마들의 커뮤니티, 맘카페란 도대체 어떤 공간인가?어쩌다가 이 공동체는 그토록 혐오의 대상이 되었나?엄마들이 ‘맘충’으로 내몰린 한국 사회에서,왜 우리는 맘카페 내부를 정확하게 들여다봐야 하는가?엄마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맘카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활화산처럼 뜨겁다.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이 육아, 생활, 교육, 지역 정보를 비롯해 자신의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나누는 이곳 맘카페는, 어느 순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문제적이고 논쟁적인 공간이 되어버렸다. 2000년대 중반 이 사회에 맘카페가 등장한 이래, 이 커뮤니티만큼 전 국민의 속 시원한 욕받이가 된 공간이 또 있을까? 오늘도 뉴스나 신문, 인터넷 어딘가에서는 맘카페의 ‘악행’이 퍼다 날라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가차 없는 비난을 받고 있다. 갑질과 집단이기주의, 교권 침해와 소아과 줄폐업, 선동과 가짜뉴스, 혐오가 판치는 온상, 이기적인 모성의 집합체…. 우리 사회에선 맘카페를 바라보며 이런 말들을 떠올리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사람들은 맘카페가 지나치게 ‘정치화’되었다고 비판하고, ‘장삿속’에 물들었다고 몰아붙이고, 때로는 이 공간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며 폐쇄할 것까지 촉구하기도 한다.맘카페는 정말로 그렇게까지 이상한 공간인가? 도대체 맘카페는 어떤 공동체인가? 아무도 이 공간에 대해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인터넷에 떠도는 맘카페의 자극적인 글이나 캡처본으로 이곳을 혐오하기 일쑤인 한국 사회에서, 『맘카페라는 세계』의 저자 정지섭은 맘카페를 정확하고, 생생하며, 입체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워킹맘과 전업주부의 생활을 두루 거친 후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작가는 5년 넘게 맘카페를 운영해 온 자신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처음으로 이 집단에 대한 본격적인 성찰에 착수한 것이다. 2010년대 후반 직접 맘카페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그의 이야기는, 맘카페라는 공간의 본질과 특성, 이 공동체의 구체적인 운영 원칙과 작동 방식, 맘카페의 정치화와 상업화 논란, 맘카페에 많은 엄마들이 빠져들고 의지하는 이유, 이곳이 점점 더 ‘고립된 성’처럼 변해가는 사회적 맥락, 그리고 그 내부에서 펼쳐진 수많은 소동들과 파란만장한 사건들로 겹겹이 이어진다. 나아가 저자는 맘카페에 대한 혐오가 여성과 엄마에 대한 혐오, 모성과 출산에 대한 혐오, 그리고 이 사회의 불행한 현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놓는다. 말 그대로 ‘국내 최초의 맘카페론(論)’이라고 할 만하다.모두가 대한민국의 극심한 저출산을 통탄하지만, 이제는 엄마들조차 “자식은 절대로 낳지 마세요.”라는 말하는 세상이 되었다. 모두가 육아를 잘 아는 듯 이야기하고, 엄마들을 쉽사리 ‘맘충’이라 손가락질하며, 아이들이라는 존재 자체를 점점 더 불편하게 여기는 추세는 뚜렷하다. 정지섭은 맘카페에 대한 무지와 편견과 혐오를 정면으로 직시하고, 이 공간을 무작정 변호하거나 편들고자 하지도 않고, 이제는 분명 ‘위력의 공간’이 된 맘카페를 냉철하고도 치열한 시선으로 샅샅이 되짚는다. 작가는 엄마들의 모성이 지닌 다층적인 측면을 검토하고, 이 공간의 신뢰와 동질감이 낳는 역설적인 성격과 부작용을 복기하며, ‘내 편’의 동조를 간절히 바라면서 자신을 언제나 이 세상의 ‘약자’로 상정하는 분위기를 비판한다. 요컨대, ‘엄마’가 된 여성들은 결코 완벽하지 않고, 그것은 맘카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는 엄마를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호의호식하는 존재’로 여기며, 그들에게 완벽한 육아를 강박적으로 요구하거나 몇몇 사례로 조리돌림을 일삼고, 맘카페를 마치 ‘마녀들이 쑥덕이는 소굴’처럼 여기는 일은 분명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치명적인 한계와 병폐를 드러내고 있다. 그런 전면적인 혐오의 분위기에서 여성이 ‘엄마’가 되길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이것이 “한국 사회를 이해하려면 맘카페를 보라”(최성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라는 말이 정확한 이유이며, 우리가 한국 사회에서 엄마와 육아와 가족이라는 가치를 근원적으로 다시 돌아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맘카페라는 공간엔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압축되어 있기에. 맘카페에는 타인의 시선을 향한 비교와 의존이, 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불안감과 고독이, 갑질과 집단이기주의가, ‘엄마’라는 페르소나의 카멜레온 같은 다양함이, 자녀와 부모의 동일시 현상이, 육아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가, 외적 가치에 매몰된 가족이라는 문화적 제도가 박혀있다. 동시에 거기엔 타인에 대한 신뢰와 보은의 정서, 이웃을 향한 따뜻한 관심, 가족 구성원에 대한 책임감과 헌신, 모성의 이타적인 가치, 그리고 이 사회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스며들어 있다. 맘카페는 결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하고 해악적인 공간이 아니다. ‘맘카페라는 세계’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들여다봐야 할 중요한 블랙박스인 것이다.5년여간 맘카페 운영자로 활동 중인 저자의심층적인 분석과 성찰, 국내 최초의 ‘맘카페론(論)’2000년대 중반, 대한민국 인터넷에는 중요한 공동체가 탄생했다. 자녀가 있는 엄마들이 육아, 교육, 지역, 살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맘카페’가 그것이다. 약 20년의 역사를 거친 이 인터넷 커뮤니티는 2023년 현재 네이버에만 약 1만 2천 개 이상이 존재한다. 많은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맘카페의 구성원이 되고, 이 공간에서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다른 여성들과 가감 없이 나눈다. 그렇게 맘카페는 우리 사회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집단이 되었다. 그 기간 중에 와 처럼 수백 만 회원을 보유한 대형 맘카페도 탄생했고, 비상업성을 유지하며 지역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는 맘카페도 많아졌다. 다양한 목적의 광역 맘카페들도 속속 탄생해서 세를 불려갔고, 상업적인 성격이 강해진 맘카페도 많아졌으며, 또 상업화 논쟁 때문에 와해된 곳도 늘어났다. 분명한 것은, 이런 역동적인 흐름 속에서도 맘카페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엄마들의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공간은 지난 10여 년간 ‘엄마들의 모든 삶의 주제를 포괄하는 거대한 장’이 되었다.동시에 맘카페는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의 가장 문제적이고 논쟁적인 공간이 되었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수년간 언론에서는 ‘맘충’이라는 단어와 함께 맘카페에 올라오는 사건을 꾸준히 조명했고, 방송이든 신문이든 인터넷 어딘가에서든 ‘갑질’, ‘마녀사냥’, ‘조리돌림’, ‘집단이기주의’ 등등의 자극적인 말들이 ‘맘카페’라는 단어와 맞물려 쓰이는 일은 흔하디흔했다. 사람들은 맘카페가 지나치게 ‘정치화’되었다고 비판하고, ‘장삿속’에 물들었다고 몰아붙이고, 때로는 이 공간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며 폐쇄할 것까지 촉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맘카페란 어떤 공간인가? 어쩌다가 이 공동체는 엄마들이 그렇게 의지하는 공간이 되었으며, 동시에 그토록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지탄을 받는 대상이 되었는가? 워킹맘과 전업주부의 생활을 두루 거친 후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정지섭 작가는, 5년 넘게 맘카페를 운영해 온 자신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처음으로 이 집단에 대한 본격적인 성찰과 심층적인 탐구에 착수했다. 그간 아무도 깊이 주목하려 하지 않고 피상적인 혐오만을 일삼았던 이 공간을 정확하고, 생생하며, 입체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최초의 ‘맘카페론(論)’, 『맘카페라는 세계』는 이제 세상에 나와서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맘카페는 대체 어떤 공간이며, 그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이 공간의 입체적이고 다층적인 성격을 샅샅이 돌아보다저자는 이 책의 1부 ‘나는 어쩌다가 맘카페의 운영자가 되었는가’에서 먼저 자신이 어떻게 맘카페에 빠져들었고, 이 공간을 직접 만드는 일에 참여했으며, 맘카페를 관리하는 운영자가 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는 먼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30대를 맞이한 뒤 결혼하고 출산해서 엄마가 된 자신의 과거를 꼼꼼하게 복기한다. 정지섭은 엄마가 된다는 것, 엄마의 정체성을 갖는다는 것이 여성에게 얼마나 크고 근본적인 충격을 주는지, 현대사회의 여성들에게 이 ‘인생의 대사건’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차분하게 들려준다. 대가족 시대와는 달리 오롯이 혼자서 양육을 책임져야 하는 지금, 자신의 ‘육아 동지’라 부를 수 있는 맘카페 이용자들의 존재는 엄마들에게 깊은 의지가 될 수밖에 없다. 저자도 마찬가지다. 정지섭은 첫아이를 낳은 후 이 공간을 마치 친언니들의 모임처럼 생각하고, 맘카페 중독자로 지내다가 이곳의 끈끈한 신뢰를 악용하려는 얄팍한 상술, 기계적인 광고와 처음 마주친다. 그리곤 이 공동체의 본래 취지를 지켜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던 것이다.정지섭은 맘카페가 ‘자신의 삶의 일부’가 되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또 그건 지금 엄마들이 맘카페를 찾고 있는 이유와도 꼭 같을 것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그렇다면 이제 그곳, 맘카페라는 공간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바라볼 차례다. 맘카페라는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운영되는가? 맘카페에는 매일 어떤 글들이 올라오고, 사람들은 거기 모여 어떤 이야길 나누고 있는가? 저자는 맘카페 설립 후 5년여간 거기에서 겪었던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되짚으면서 이 맘카페라는 공간을 찬찬히 조망한다. 바로 이게 2부 ‘맘카페를 깊이 들여다보면’에서 펼쳐지는 내용이다. 저자에 따르면, 강력하고 치밀한 규정과 회원등급이라는 일종의 보상 체계, 구성원들의 끈끈한 동질감에서 비롯된 신뢰와 보은의 정서, 현실 세계와 깊숙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는 회원들의 활동 정체성 등은 이 공간을 유지하고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할 수 있다.그렇다면 이러한 측면에서 비롯되는,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와 확연히 구분되는 ‘맘카페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지금까지는 이 공간에 관해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책의 3부 ‘둥글둥글한 세계’는 저자가 맘카페의 독특하고 유별난 특성을 보여주는 장이며, 그러므로 『맘카페라는 세계』의 가장 핵심적인 파트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오랫동안 맘카페를 관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건대 이 공간의 가장 중요한 불문율은 ‘둥글둥글함’이라 이름 붙일 수 있으며, 바로 이 특성에서 맘카페의 여러 입체적인 측면들이 파생된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둥글둥글함은 맘카페 이용자들끼리 서로를 향한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고, 날카롭고 공격적인 말을 멀리하며, 가급적이면 서로에게 동조하는 ‘순한’ 공간을 지향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왜 그런가? 정지섭에 따르면, 이는 맘카페의 회원들이 ‘엄마’라는 페르소나를 장착하고 이 사회의 ‘여성다움’을 내재화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맘카페의 이런 둥글둥글한 문화 속에서 이른바 ‘프로불편러’ 혹은 ‘지나친 공감의 역설적인 측면’이 드러나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둥글둥글한 세계를 지향하고, ‘싫어요’보단 ‘침묵’을 선택하는 공간‘약함’과 ‘선함’을 내세우다 이내 ‘프로불편러’와 ‘갑질’이 등장했던 공간맘카페에는 그 내부의 구성원들끼리 서로에게 동조하고 공감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심적으로 불편한 상황을 꺼리고, 집단의 소속감과 균일함을 유지하게끔 하는 압력이 매우 크다. 이 공간에서는 트러블메이커가 되어 소외될 위험에 빠지는 것보단 차라리 침묵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응집의 에너지는, 맘카페 외부를 향해서 날카롭게 겨누어지는 집단적인 영향력으로 변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정지섭은 4부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에서 맘카페에 대한 여러 부정적인 시선 중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인, 이 공간이 지나치게 ‘정치화’되었다는 지적에 대해서 다뤄나간다. 엄마들이 모인 맘카페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해 왔고, 또 그런 움직임은 때때로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로 기능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처럼 맘카페의 정치적 에너지가 갖는 순기능적인 측면을 보여주면서도, 때로는 맘카페 구성원들이 다수의 여론을 등에 업고 ‘나와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향해 무분별한 공격성을 띠기도 했던 게 사실이었다고 지적한다. 아니면 아예 자신들이 듣고 싶은 말들만 취사선택해 듣기 위하여 “불편하신 분들은 패스해 주세요.”라는 말을 광범위하게 쓰는 것 또한 맘카페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이렇듯 ‘정치화’된 맘카페에 대한 세간의 비판적 인식은, 맘카페를 점점 더 이질적이고 폐쇄적인 곳으로 여겨지게 만들었다. 작가는 여기에서 이 사회 속의 맘카페가 처한 현실을 묻는다. 그는 5부 ‘고립된 성(城)’에서 세상이 왜 맘카페를 그토록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 또 그런 시선을 피해 맘카페는 왜 더욱 높고 견고한 성벽을 쌓는 악순환에 빠지는지를 분석한다. 맘카페의 고립을 논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이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진 ‘엄마 혐오’를 지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맘카페의 자극적인 글이 악의적인 편집을 거쳐, 혐오를 분출하려는 의도에서 퍼지는 일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누구든 가릴 것 없이 이 공간을 그저 돈벌이로 활용하고자 하는 상업화의 광풍과 가짜 맘카페의 난립도 심각한 문제다. 동시에 맘카페의 회원들이 ‘약자’라는 정체성에 대한 과도하게 몰입하고 있다는 점, 워킹맘이든 전업주부든 우리 사회의 엄마들은 여성과 엄마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역할에 과부하가 걸린 채 혼란을 겪고 있다는 점 또한 맘카페의 고립을 부채질하고 있다.그런데 어쩌면 맘카페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두가 각자 자신들만의 성을 찾아 거기 안착한 뒤 높은 벽을 쌓고 있는 건 아닐까? 모두가 불안해하고, 서로에 대한 무지를 키워가고 있으며, 그러한 무지와 몰이해는 곧 혐오가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그래서 정지섭은 책의 6부 ‘전면적인 혐오의 확산’을 통해 맘카페의 고립과 이 사회의 전면적인 혐오에 대한 논의는 결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맘충’이라는 말이 이 사회에서 빠르게 퍼진 2015년부터 대한민국 출산율이 더욱 가파르게 급락했다는 두 사실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맘카페라는 공간과 ‘맘’들을 향한 혐오의 기원과 양상을 추적한다. 작가는 우리 사회의 엄마-혐오는 ‘경제력이 단절된 여성이 호의호식하는 것에 대한 혐오’와 다름 아니며, 이는 결국 육아와 가사노동에 대한 가치 절하이자 ‘육아는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대우를 받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전제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한다. 정지섭은 우리에게 묻는다. 대한민국의 인구 소멸이 우려되는 지금, 우리 사회는 여성들이 엄마가 되고 빨리 아이를 낳아주기만을 바라지만, 이렇듯 혐오가 만연한 분위기에서 대체 누가 엄마라는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겠느냐고. 이제는 엄마들조차 “자식을 절대 낳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세상이 되었으며, 엄마로서의 자존감은 완전히 박살나버린 게 이 사회의 현실이라고.작은 신뢰와 선의의 힘, 육아의 기쁨과 행복…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블랙박스, 맘카페그렇다면 희망은 있는가? 과연 한국 사회에서 ‘임신은 불행한 것’이고, ‘육아는 저주받은 것’인가? 모성은 이기적이고 몰지각한 본성일 뿐이며, 엄마들이 모인 맘카페는 ‘갑질 공동체’라는 손가락질에 계속 시달리게 될 것인가? 이 사회의 극심한 혐오와 저출산의 쌍두마차는 앞으로도 악화 일로를 걸을 것인가? 정지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탐색하며 이 책의 마지막인 7부 ‘행복의 문’을 적고 있다. 저자는 국가 차원에서 ‘여성에게 엄마가 되는 행복’을 소홀하게 대해왔던 정책적 측면, 출산과 육아를 내면의 정서적 기쁨과 행복이란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가족 공동체의 ‘가시적인 성과’ 혹은 ‘목표 달성의 수단’처럼 여겨왔던 문화적 측면, 아직도 ‘엄마가 반드시 주 양육자여야 한다’는 우리나라의 고정관념과 ‘성장 과정에서 남녀가 성별로 분리되어 자라도 괜찮다’는 남녀유별의 시각 같은 의식적 측면 등을 꼼꼼하게 살피면서 우리의 미래를 고민한다. 저자는 육아가 남자와 여자의 역할로 나뉘는 문제처럼 치부되지 않기를 바라며, 자녀를 양육하는 일과 가정 안의 정서적 관계에서 개인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촉구하고 있다.정지섭은 이 책 『맘카페라는 세계』의 마지막에서 자신의 ‘새댁’ 시절을 회고한다. 출산한 지 50일쯤 되고 나서 첫아이와 처음 외출을 한 날, 유모차를 끌고 가던 자신에게 훈수를 두며 잔소리를 하던 할머니들이 그땐 정말 싫었다고, 내 애는 내가 알아서 키우는데 생판 모르는 할머니들께서 웬 오지랖인가 싶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작가는 몇 년간 아이를 키우며 비로소 그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할머니들의 ‘작은 선의의 마음’은 맘카페에서 우리가 누군가에게 선의를 갖는 이유와도 닮아있으며, 서로에 대한 걱정의 마음으로 자잘한 질문을 지나치지 않고 댓글을 달아주는, 이웃으로서의 신뢰와 선의를 띤 모습과도 닮아있기 때문이다. 이 신뢰라는 값진 미덕을 우리는 그간 너무 저평가한 건 아니었을까? 아무도 엄마가 되지 않으려고 하고, 아이를 낳으려고 하지 않는 이 극심한 저출산의 시대에, 왜 우리는 맘카페를 들여다봐야 하는가? 맘카페 내부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맘카페 바깥의 사회가 여길 들여다보는 방식에서 우리는 한국의 어떤 지점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왜 지금 맘카페인가? 정지섭은 만약 결혼과 출산이란 선택지 앞에서 혼란을 겪었던 10년 전의 자신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면, 인생에서 육아가 가장 행복한 경험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적고 있다. 그리고 아직 이 공간에는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작가처럼 육아의 행복과 기쁨을 놓지 않으려는 엄마들이 무수히 많은 것도 사실이다.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작은 선의를 베풀며. ‘맘카페라는 세계’는 역시 우리가 그냥 지나쳐선 안 되는 중요한 블랙박스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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